개발자
류준열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

변화에 관하여

나는 어디로 가는가 하는 질문이 종종 든다.

AI는 나날이 발전하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나의 강점은 뭘까 고민하는 시간들이 많아진다.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꼬인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야 하는 버그들이 있다. AI의 기억력은 유한하기에 상황을 잘게 쪼개어 롤백 가능한 단위들로 끊어내고 하나씩 순차적으로 풀어낸다. 어떤건 AI에게 위임하기도 하고, 어떤건 AI와 협업하기도 하고, 어떤건 한땀한땀 내 손으로 한다.

많은 유튜버들이 AI를 통해 입코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복잡한 문제를 잘게 쪼개는건 사람이 해야 한다.

그리고 복잡한 문제를 잘게 쪼개는 힘은 시행착오의 반복에서 비롯된다.

몇년 전 첫번째 회사 CTO님께서, 지난 십수년간 개발을 하는 방식이 많이 변하였지만, 개발자가 동료들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관련 글)

이제는 프로덕트 빌더 1명이 AI와 함께 제품을 만든다.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한다.

더 나아가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여전히 사람에게 달렸고, 지금의 나는 지금까지 내가 했던 경험들로 만들어진다.

기술이 발전해도 변하지 않는 건 경험치의 힘이고, 그 경험치는 자신이 믿는 가치를 향해 살아온 사람만이 쌓을 수 있다.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는 일

김상현 작가는 글을 쓰고, 북카페와 출판사를 차리고 소위 성공하기까지 시간을 견뎌내며 결국에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한다.

고리타분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때려치고 다른 일 찾아야겠지.

자신을 고문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른일이니까.

그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만들어낸 공간과 책과 커피가 누군가에게 좋은 경험을 준다는 기쁨, 그 가치를 향해 하루하루 살아왔다.

처음에는 페이스북에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 글을 쓰고, 카페를 차리고 그런식이었다.

그러면서도 '왜 일을 해야할까?' 라는 질문을 놓지 않았는데 결국 '그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은 똑 떨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계속 되는 실천과 감정의 진화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라는 문장을 적었나보다.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성실보다 창의성이 중요하다고도 하지만, 과연 창의성은 똑 하고 떨어지는 것일까?

창의성이야 말로 경험들이 쌓인 직관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다. 그러려면 끝없이 시도하고 결과물을 쌓아가는 시기가 필요하다.
그 시기를 견뎌내려면 즉, 견디는 힘을 가지려면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곳으로 용감하게 나아가야 한다.